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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경기침체 연내 끝난다' 경제학자 90% 예측

경제학자 10명 중 9명은 미국의 경제 회복세에 다소 굴곡이 있겠지만 경기침체가 올해 안에 끝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같은 평가는 전미실물경제협회(NABE)가 27일 발표한 주요 경제전망에 관한 조사 결과에서 나온 것으로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 및 동료들의 견해와 일치한다. 경기예측 전문가들의 약 74%는 지난 2007년 12월부터 시작돼 2차 대전 이후 가장 오래 지속되고 있는 이번 경기침체가 올해 3분기에 끝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19%는 경기 전환점이 올해 4분기에 올 것이라고 전망했고 나머지 7%의 학자들은 침체가 내년 1분기에 끝날 것으로 예상했다. 크리스 바바리스 NABE회장은 "시황이 약하긴 하지만 경제 안정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제회복은 급격한 경기침체 뒤에 통상 나타나는 것보다는 상당히 완만할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가 침체에 빠진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는 작년 가을에 불어닥친 금융위기였고 이는 1930년대 이후 최악이었다. 경제학자들은 금융위기 이후 회복 속도가 느려지는 경향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경제가 반등하더라도 올해 실업률은 치솟을 것이라고 NABE 측은 예측했다. 기업들은 경제회복이 튼튼하게 뿌리를 내렸다는 느낌이 들기 전까지는 본격적인 고용에 나서지 않을 전망이다. NABE 측은 올해 실업률이 평균 9.1%에 이를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실업률 5.8%보다 큰 폭으로 상승한 것이며 최근 25년 간 최고치인 8.9%보다 높은 것이다.

2009-05-27

'환자<세계 경제>, 중환자실서 나왔지만 회복엔 5년'

“일단 환자가 중환자실에선 나왔다. 그러나 회복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세계 경제상황에 대한 폴 크루그먼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200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의 진단이다. 19일 한국경제TV 주최로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세계 경제금융 콘퍼런스의 기조연설을 맡은 그는 “몇몇 경제 지표를 볼 때 경기가 몇 달 안에 바닥을 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그것이 곧 경기 회복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8, 9월께 공식적 의미의 경기침체(Recession)가 끝난다 해도 2013, 2014년까지는 경제가 회복된 모습을 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산업 생산이 회복되더라도 고용 사정은 한동안 계속 나빠진다는 것이다. 어쩌면 앞으로가 지금보다 더 고통스러울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빠른 회복 불가능”= 역사적으로 볼 때 경기침체가 끝난 직후 경제 사정이 급격히 좋아지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이른바 ‘V’자형 반등이다. 그러나 크루그먼 교수는 “이번 경기침체에선 이를 기대할 수 없다”고 못 박았다. 특히 1990년대 이후에는 침체가 끝난 뒤 회복되는 시점이 점점 늦어지는 경향이 있다고 그는 지적했다. 예를 들어 정보기술(IT) 버블 붕괴로 시작된 2001년 경기침체 역시 공식적으론 8개월 만에 끝났으나, 실업률은 2003년 6월까지 나빠졌다. 그는 “올 하반기 미국 경제성장률이 플러스로 돌아선다 해도 노동시장은 몇 년간 계속 나빠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세계 경제가 회복 궤도에 오르기까지 걸림돌이 많다고 밝혔다. 먼저 각 가정·은행이 지고 있는 엄청난 규모의 빚을 꼽았다. 이 빚을 털어내기 전까지 본격적인 경제성장은 미뤄질 수밖에 없다는 것. 미국의 저축률이 높아지고 있는 것도 회복에 대한 기대를 꺾는다. 그만큼 소비가 늘지 않을 거란 뜻이기 때문이다. 그는 미국 정부의 경기부양책 규모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당장 경기하강 속도를 늦출 수 있는 수준일 뿐 회복을 이룰 수 있는 정도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전 세계가 일본식 불황 가능”= 크루그먼 교수는 “전 세계가 일본식의 ‘잃어버린 5년 혹은 10년’을 맞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공급이 재개돼도 수요가 모자란 상태가 지속되는 디플레이션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그나마 일본은 2004년 수출을 통해 이를 극복했다. 대공황 때는 제2차 세계대전을 통해 엄청난 수요를 만들 수 있었다. 그러나 그는 “전 세계가 동시에 불황을 겪고 있는 지금은 그런 호재를 기대하기 힘들다”며 “다른 행성으로 제품을 팔지 않는 한 수출 주도형 회복은 힘들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번 금융위기가 길어지는 것에 긍정적인 면도 있다고 지적했다. 고통이 큰 만큼 가슴 속에 잘 새겼다가 다음 위기에 잘 대처할 수 있을 거란 이야기다. 그는 “1998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이번 금융위기의 ‘리허설’이었다”고 밝혔다. 최근 몇 년간 동유럽에 자금이 몰렸던 것과 90년대 말 태국·인도네시아의 상황이 닮은 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아무도 이를 떠올리며 똑같은 위기가 터질 수 있음을 경고하지 못했다고 털어놨다. 결국 이전의 위기를 쉽게 잊고 ‘그런 위기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하는 게 화를 키웠다고 그는 지적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이번 위기가 너무 빨리 회복돼 쉽게 잊혀진다면 2018년께 더 큰 위기가 닥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김필규 기자

2009-05-19

'미국 경제 안정되고 있다' 가이트너 밝혀

정부의 고위정책 당국자들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발언을 잇달아 쏟아내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은 18일 시사주간지인 뉴스위크 주최로 열린 오찬간담회에 참석해 "경제가 확실히 안정화됐다"고 밝히고 "대부분의 경제활동 지표에서 경기하강의 속도가 꽤 둔화됐으며 이러한 점은 (경기회복의) 중요한 시작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가이트너 장관은 그러나 실업률이 당분간은 계속 올라갈 것이라면서 경기호전을 체감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피터 오재그 백악관 예산국장은 전날 CNN방송에 출연해 "경제가 자유낙하하고 있다는 위기감은 사라졌으며 경제가 거의 바닥을 쳤다"고 밝혀 경기가 저점에 도달했음을 시사했다. 오재그 국장은 경제가 앞으로 수개월에 걸쳐 개선됨에 따라 재정적자가 예상했던 것보다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14일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조지타운대학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어렵지만 희망이 보인다"고 밝힌 것과 같은 시기에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추락하던 경기의 하강속도가 둔화되고 있다"고 언급한 것과 비교하면 이번 가이트너 장관과 오재그 국장의 발언은 낙관론의 수위가 한층 높아진 것이다. 한달전의 경기상황에 대한 진단은 경기가 계속 나빠지고 있는 가운데 급속한 경기하강이 둔화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인데 비해 최근의 진단은 경기가 바닥을 다지고 상승을 준비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볼 수 있어 주목된다.

2009-05-18

편지로 '국민과 소통' 오바마 매일 10통 읽어, 간혹 친필 답장도 보내

백악관에는 하루 수만통의 편지와 이메일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 앞으로 보내진다. 이 편지를 거르는 작업은 백악관 공보실 국장인 마이크 켈러의 몫이다. 그의 원형 나무 책상에는 매일 오후 1차로 걸러진 수백통의 편지들이 수북이 쌓인다. 그는 이 가운데 10개를 골라 보라색 폴더에 넣은 뒤 일일 브리핑 자료에 끼워서 대통령 집무실로 보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 편지들을 매일 직접 읽는다고 한다. 그리고 어떤 경우엔 직접 담청색 종이위에 검은 잉크로 답장을 쓰기도 한다. 펜실베이니아주의 스튜어트 스톤에 사는 신시아 아널드는 중동에 파견될 예정인 부대에서 근무하는 자신의 아들 매튜로부터 유사시에 대비한 장례절차 서류 작업을 해 달라는 전화를 받고 "군인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해달라"는 편지를 백악관에 보냈다. 몇주 후 신시아는 오바마 대통령의 친필 답신을 받았다. 거기에는 "내 모든 권한으로 매튜와 같은 군인들을 최우선 순위로 삼을 것입니다. 아들에게 '복무에 감사한다'고 전해주세요. 그의 군통수권자로부터"라고 씌어 있었다. 켈러 국장은 "대통령에게 보고되는 편지 가운데는 아주 냉소적이고 대통령의 심기를 불편하게 만드는 내용들도 들어 있다"고 말했다. 어떤 편지들은 "지난 선거 때 당신에게 투표하지 않았다"고 시작하는 것도 있고 대부분의 편지는 "신의 가호가 함께 하기를"로 끝을 맺는다고 켈러는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20일 "편지는 백악관과 미국인간 직접 소통의 역할을 담당한다"며 "오바마 대통령은 편지를 읽으면서 백악관의 거품을 넘어서서 미국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게 된다"고 보도했다.

2009-04-20

경제회복 '봄날 오나'···소비위축세 진정, 내구재 판매 늘어

경제가 회복의 기지개를 펴는 봄날을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물론 아직 이같은 판단이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지만 일부 경제 회복 조짐을 예상할 수 있는 지표 들이 나오며 눈길을 끌고있다. 특히 시장내 이같은 기대감은 최근 발표된 주택관련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2월 내구재 주문이 예상과 달리 7개월만에 증가세를 기록하며 더 강화되고 있다. '바닥론'을 조심스럽게 제기하는 전문가들은 우선 금융위기와 경기침체의 근원이라고 할 수 있는 부동산 시장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줄리아 코로나 선임 경제학자는 "경제가 여전히 위축 국면에 있지만 그 속도는 분명 둔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2월 내구재 주문이 감소세 예상을 뒤집고 전월비 3.4% 증가 소비 위축세가 진정되고 있다는 이같은 분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내구재 주문 증가세는 7개월만에 처음이다. 또 기업들의 설비투자를 의미하는 핵심 자본재 주문이 11% 증가했고 기계 주문 역시 13.5%나 급증하며 제조업부문의 회복 조짐도 기대해 볼 수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보다 앞서 발표된 2월 소매판매도 월가 전망치 0.4% 감소 보다는 훨씬 감소폭이 적은 전월비 0.1% 줄어 소매판매도 조만간 기지개를 펼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낳게하고 있다. 소매판매는 지난 해 12월까지 6개월 연속 감소세를 기록하며 최장 감소세를 지속한 뒤 1월 1.8% 증가했었다. 무엇보다 주택 지표들이 '바닥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제전문가들은 아직 바닥을 말하기는 이르다는 입장이다. 노무라증권의 데이비드 레슬러 수석 경제학자는 "주택시장의 바닥이 가까워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회복은 점진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9-03-25

'경기 회복 조짐 보인다'···오바마, CBS 인터뷰 통해 밝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장기화되고 있는 경기침체를 벗어 날 희망의 빛이 보인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방송된 CBS의 '60 Minutes'의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자리에서 오바마 대통령은 특히 모기지 재융자가 상당히 늘고 있고 금리도 낮은 수준이라며 "이같은 추세는 적어도 주택 시장이 바닥을 치고 안정화 될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잠재적인 희망이 있으며 상황은 지금 더 나아지고 있을 것"이라며 "현대 경제가 상호 연관성이 많아 상황이 급격히 나빠지기도 하고 이전에 비해 더 빨리 회복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또 만약 AIG나 씨티그룹에 이어 다른 대형 금융사가 무너질 경우 경기 불황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그럴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낙관적 입장을 보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공화당의 공격을 받고있는 3조5500억달러 규모의 2009 회계연도 정부 예산안에 대해서는 경제 회복을 위한 정부 지출에 제한을 두고 있다며 옹호했고 사퇴압력을 받고있는 티모시 가이트너 재무장관에 대해서도 "가이트너 장관이 사표를 내더라도 수리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를 옹오했다. 반면 AIG가 과도하게 지급한 보너스를 환수하기 위해 하원이 결의한 90% 세금부과안에 대해서는 "과세 제도가 사람을 처벌하는 데 쓰여선 안된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2009-03-23

일부서는 '증시 바닥론' 제기···전문가들 '일시조정 가능성'

최근들어 은행주가 강한 반등세를 보이면서 일부에서 증시 바닥론 특히 금융권의 반등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락 장세속의 일시적인 조정일 가능성이 크다는 입장이다. 은행을 포함한 금융주는 지난 월초 씨티그룹의 비크램 팬디트 최고경영자(CEO)가 1~2월 실적 호조를 밝힌 뒤 연일 랠리를 펼치면서 상승장세를 이끌었다. 일부 시장전문가들은 금융주들이 지난 2주간 폭등에 가까운 반등장세를 펼쳐진 점을 들며 일시적인 조정을 넘어 추세 반등의 가능성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는 19일 부실자산이 여전히 증가세에 있다며 추세 반등은 시기 상조라고 지적했다. 신용카드 체납 비율이 지난해 6월부터 계속해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고 기업들의 레버리지 대출 채무불이행 건수도 올 들어 7.3% 증가 은행의 수익성이 조기에 회복될 기미는 아직 없다고 덧붙였다. 또 이런 가운데 최근 은행주가 급등세를 보인 것은 씨티그룹과 JP모간 등이 1~2월에 흑자를 냈다고 주장한 데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기간 실적 호조는 부채의 시가 상승에 따른 가치 증가 모기지대출 수수료 자본시장의 강세 등 일시적 요인에 따른 것이며 3월에는 상각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이어 4월 중순 경에 발표될 스트레스 테스트 결과가 은행주 상승의 촉매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일부 은행들이 테스트에 통과하지 못할 경우를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골드만삭스는 특히 은행주의 시가 대비 유형자산장부가(tabgible book value) 비율을 0.8배로 보지만 아직 바닥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현재의 글로벌 주택경기 하락을 고려할 때 저점은 0.2~0.7배라고 추정했다.

2009-03-20

[특별 기고] 미국 경제를 낙관하는 4가지 이유? '각국 강력한 부양책···올 바닥친다'

나는 최근 뉴스위크 지면을 빌려 비관론을 펼친 적이 있다. 전세계가 장기 불황과 자산가치 하락의 사이클에 직면했을 확률이 50%라고 말했다. 그리고 잘 돼봐야 1990년대 이후 일본의 불황 수준 최악의 경우 30년대 대공황의 재판이 될 것이라는 비관론자들의 입장을 지지했다. 그 기사를 쓴 뒤 두 가지 변화가 생겼다. 첫째는 세계 경제 전망이 더욱 악화됐다는 점이다. 지금은 미국 경제 뿐 아니라 유럽과 주요 신흥시장의 경기 하강 곡선이 더욱 가파라졌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둘째는 더욱 당혹스러운 변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내놓은 대책이 많은 투자자로부터 대중영합적인 재분배 세금정책이라는 평가를 받는다는 점이다. 자본소득과 배당에 더 많은 세금을 물리고 중산층과 영세민에 세금 감면과 혜택을 주는 방식이다. 둘 다 투자심리 회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5000으로 스탠더드&푸어스(S&P) 500지수가 500으로 떨어지는 불황과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의 종말론은 비현실적이다. 오히려 주가가 큰 상승장을 맞기 직전일 수 있으며 미국 경제가 올해 말 회복세로 돌아설지 모른다. 지금부터 그 이유를 설명하겠다. ◇강력하고 신속한 처방전 금융시장의 공황과 세계 경제의 붕괴에 이른바 당국자들(중앙은행과 세계 각국 정부)이 허를 찔렸다. 따라서 대응이 느렸지만 그래도 1930년대의 미국 당국 또는 1990년대 일본 당국보다는 훨씬 빨랐다. 과거의 두 사례에선 당국자들의 행동이 굼떴을 뿐 아니라 심각한 정책적 과오까지 범했다. 세율을 올리고 관세를 부과하고 병든 금융 시스템을 방치했다. 지금은 그런 과오의 배경을 잘 알고 있다. 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그와 관련한 책까지 펴냈다. 이번엔 당국자들이 사상 유례 없는 규모와 범위의 강력한 재정.통화 부양책을 동원했다(이는 아주 중요하다). 세계 각국이 금리를 대폭 인하했으며 새로운 재정적 경기부양책을 발표하는 나라가 매주 늘어난다. 이런 조치가 경제 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데는 시간이 걸린다. 금리 인하와 통화 공급 확대가 특효약이긴 해도 약효가 나타나기까지는 최소 1년 이상 걸린다. 재정정책은 더 빠르지만 이행하는 데에 시간이 걸린다. 당국의 조치는 늦봄께 효력을 나타내기 시작해 달이 바뀔수록 경기부양 효과가 커질 것이다. 미국의 재정적 경기부양책은 올 2분기와 3분기 각각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4%포인트 높이는 효과를 가져올 전망이다. 한마디로 세계 경제가 하락세를 멈추고 시간이 흐를수록 호전된다는 말이다. ◇악재는 시장에 충분히 반영됐다 세계 주가는 2000년 이후 하강 곡선을 그려 왔으며 인플레를 반영하면 60~70% 하락했다. 세계 경제의 어려운 실상은 신문 1면에 소개된다. 따라서 악재는 익히 잘 알려졌으며 주가에 거의 충분히 반영됐다는 논리가 성립된다. 미국의 단기국채 수익률은 지난 10년간 주가를 크게 앞섰으며 둘 사이의 관계는 80년대 초 수준으로 돌아갔다. 1980년대는 주식시장에 뛰어들 절호의 기회였다. 1982년은 역사상 가장 큰 상승장의 출발점이었다. 격동의 100년이었던 20세기 내내 미국 주식의 연간 실질 수익률은 6.9%였던 반면 단기국채는 1.8%였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정부가 역사상 어느 때보다 많은 돈을 찍어내고 있는 시점에 누가 부동산이나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않고 미국 정부에 돈을 빌려주려(국채 매입) 하겠는가? 돈을 더 많이 찍어내면 종국에는 늘 물가와 금리가 오르게 된다. 물론 채권에는 나쁜 소식이다. ◇주식시장은 염가 세일 중 인플레나 금리와 비교할 때 뿐 아니라 절대적인 관점에서도 현재 주가는 보는 이의 기준에 따라 싸거나 아니면 아주 싼 편이다. S&P 500의 주가수익률은 시가총액 가중 방식으로 계산할 때 이미 쪼그라든 수익의 9배 정도다. 2000년 거품이 꼭짓점에 달했을 때 그 비율은 20배에 가까웠으며 2007년 가을 회복이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15배 선이었다. 게다가 미국과 유럽의 주식 투자 수익률은 국채보다 높다. 장기적으로 주가순자산비율(PBR 회사 유보이익의 척도)과 주가매출액비율(PSR)은 실적을 나타내는 최고의 예고지표였는데 현재 아주 높은 가치를 보여준다. 싸게 사서 비싸게 팔기에 좋다는 말이다. ◇비관론이 지나칠 만큼 넘친다 투자심리가 꽁꽁 얼어붙었다. 이런 경우는 본 적이 없다. 전망이 극히 어두웠던 1974년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 당시 미국은 베트남 전쟁에서 막 패한 참이었고 대통령은 탄핵 위기에 몰렸다. 사람들은 초인플레와 경기 침체에 허덕였고 도시들은 흑인 폭동으로 불타고 있었다. 그래도 요즘처럼 비관적이지는 않았다. 일시적으로 머니마켓펀드(MMF)에 머무는 부동자금이 미국 증시 전체 시가총액의 43%로 사상 최고수준이다. 실질 금리는 제로이며 리스크 회피 목적의 헤지펀드는 어느 때보다 자금이 많다. 사모펀드는 소유자들이 리스크를 원치 않아 그야말로 거저 내놓은 형편이다. 이는 모두 사람들이 시장을 얼마나 비관적으로 내다보는지를 보여준다. 지난 40년간의 경험을 통해 나는 모두가 앞날을 비관하고 그런 전망에 따라 행동할 때야말로 조금씩 주식을 사모아야 할 때라는 교훈을 얻었다. 지금은 시장과 반대로 움직이면 효과를 본다. 주가 사이클의 바닥은 이론상 비관이 극에 달한 시점이다. 반드시 호재가 아니더라도 주가가 반등하기 쉽다. 이미 시장에 반영된 재료보다 더 나쁘지만 않으면 된다. 이미 몇 가지 희망의 불씨가 보인다. 석유 소비국의 경우 큰 폭의 유가 하락은 대규모 감세와 비슷한 효과가 있다. 소비도 감소세를 멈추고 게걸음을 하기 시작했다. 재고 수준도 아주 낮아져 현재의 위축된 수요를 맞추는 데도 생산을 늘려야 할 정도다. 일본 자동차 회사들은 생산을 늘리겠다고 발표했으며 미국의 자동차 딜러와 주택 건설업자 설문조사 결과도 호전됐다. 지난주 중국 구매관리자지수(PMI)는 석 달 연속 상승했다. JP모건이 발표하는 글로벌 제조업 PMI는 지난 2월 두 달 연속 상승했으며 신규 주문 지수도 오름세로 반전됐다. 이런 지수들은 아직 경기 침체의 영역을 벗어나지 못했지만 변화율 이른바 2차도함수(second derivative)는 호전됐다. 미국의 주택가격은 여전히 하락하고 있으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압류도 증가세다. 그러나 실수요자들이 집을 장만하기 꽤 수월해져 기존 주택 판매가 늘고 있다. 오바마 정부는 주택담보 대출 조건의 대대적인 혁신을 제안 중이다. 비관적 전망의 마지막 처방전은 찰스 매케이의 고전 '대중의 미망과 광기(Extraordinary Popular Delusions and the Madness of Crowds)'의 개정판에 1932년 버나드 배럭이 올린 서문에 잘 표현돼 있다. "1929년 주가 폭락 이전의 유감스러운 신경제 시대에 초기 투자자들이 '둘 더하기 둘은 여전히 넷'이라는 사실만 망각하지 않았어도 재앙은 피했을지 모른다." 배럭은 마찬가지로 1932년 짙게 드리워진 먹구름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어디가 바닥인지 몰라 불안해하기 시작할 때 '언제나 바닥은 있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썼다. 그것은 앞으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2009-03-19

'백악관 역사' 토요일에 쓴다, 오바마 핵심참모들 매주 비서실장 주재 회의

백악관에서 열리는 가장 중요한 모임은 '토요 회의'다. 람 이매뉴얼 비서실장이 토요일마다 주재하는 비공개 미팅으로 대통령 집무공간인 웨스트 윙 루스벨트 룸에서 열리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정책.메시지.이벤트 등이 검토.결정된다.〈그림 참조〉 오바마는 최근 경제위기와 관련 화법을 바꾸었다. 얼마 전까진 위기의 심각성을 강조하며 "한동안 어려울 테니 고통을 참아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그러나 최근엔 "경제의 펀터멘털(기본)은 괜찮은 편이므로 희망이 있다"는 긍정적 메시지를 주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로렌스 서머스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 크리스티나 로머 백악관 경제자문회의 의장 등이 지난주 TV 인터뷰에서 "경제 기반이 건전하다"고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 이런 변화는 '토요 회의'에서 잉태된 것이라고 시사주간지 US뉴스&월드 리포트가 전했다. 이 주간지는 "백악관 이너 서클(핵심 참모)은 몇주전 경제 관련 메시지를 조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며 "대통령이 경제의 심각한 상태를 거론하면서도 궁극적으론 수렁에서 빠져나올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보도했다. 오바마가 최근 발표한 줄기세포 연구에 대한 연방정부 지원 방침 유능한 교사 우대와 무능한 교사 퇴출 등을 골자로 하는 공교육 개혁 계획도 토요일 심도 있게 논의됐다고 한다. 토요일 오전 늦게 또는 오후 일찍 열리는 이 회의엔 다과나 음료가 제공되지 않는다. 진지한 토론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다. 종종 두 시간 가량 걸리는 회의에선 오바마가 향후 1~2주일 동안 어디서 무슨 얘기를 해야 하는지 중장기적으론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등을 의논한다. 그리고 결과를 오바마에게 보고한다. 회의엔 데이비드 액설로드 백악관 선임고문 론 클레인 부통령실 비서실장 멜로디 반즈 국내정책위원장 로버트 깁스 대변인 엘렌 모란 커뮤니케이션 국장 앨리사 마스트로모나코 대통령 일정담당 책임자 등이 참석한다. 액설로드는 대선 때 캠프의 전략을 짰던 사람으로 오바마의 개혁 구상을 가장 잘 아는 인물 중 한 명이다. 미국 진보센터 정책담당 부회장 출신인 흑인 여성 반즈는 오바마의 주요 국내정책 설계에 항상 관여하는 참모다. CNN은 최근 "백악관 보좌진 중 가장 영향력이 큰 사람 중 한 명이 반즈"라고 보도했다. 이런 이들이 토요 모임에서 결정하는 것을 오바마는 잘 수용한다고 한다. 또 오바마가 경제위기에 대응해야 한다는 명목으로 대통령과 행정부의 권한을 강화하고 있는 현실은 '토요 회의' 건의에 따른 것이다.

2009-03-17

오바마 대통령 LA·OC 온다, 18~19일 이틀간 타운 홀 미팅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캘리포니아주를 방문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18일부터 19일 이틀동안 코스타메사와 포모나에 이어 LA지역에서 지역 주민들과 만나는 타운 홀 미팅을 갖는다. 백악관에 따르면 타운홀 미팅에서 경기부양안과 건강보험 및 교육개혁안 등에 대한 이슈를 나눌 계획이다. 그러나 공화당 지역인 코스타메사에서 열리는 타운홀 미팅의 경우 오바마 반대파 주민들이 대거 참석할 것으로 나타나 이날 논의될 이슈 내용이 벌써부터 주목받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코스타메사에 이어 19일 포모나의 에디슨 국제 전기자동차 센터를 둘러본 후 LA로 이동해 다시 타운 홀 미팅을 갖는다. 또한 버뱅크에 있는 NBC 스튜디오도 방문, 제이 레노의 ‘레잇 나이트 쇼’ 게스트로 참석해 경기부양안 등에 대해 말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티켓을 구하려는 오바마 지지자들의 문의도 빗발치고 있다. 한편 코스타메사 타운홀 미팅은 18일 오후 4시 오렌지카운티 페어그라운드 12번 빌딩에서 열린다. 무료 티켓은 오늘(17일) 오전 10시부터 OC페어 앤 이벤트센터(88 Fair Drive)에서 선착순 배부된다. LA지역 타운홀 미팅의 경우 티켓 배부를 인터넷을 통해 받고 있다. 백악관측은 안전을 우려해 타운홀 장소를 18일 오후 발표할 예정이다. 장연화·임상환 기자

2009-03-16

버냉키 '내년부터 경기회복'

벤 버냉키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 내년부터 경기가 회복될 것이란 입장을 보였다. 버냉키 의장은 15일 CBS의 간판 프로그램인 ‘60분’에 출연, 경기침체가 올해 끝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답하면서 “경기침체가 아마 올해 종료되고, 내년에는 회복이 시작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경기 하강이 완만해지기 시작할 것이며, 완전한 회복세로 돌아가기는 어렵겠지만 지난 수 분기 동안 지속된 경기 하강은 끝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버냉키 의장은 특히 경제에 가장 큰 위험 요소는 바로 정부의 금융위기 해소 노력에 정치권과 국민들의 지지가 사라지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금융부문이 안정을 되찾기까지 인내가 필요하다며 지속적인 지지를 당부하기도 했다. 또한 금융권 위기와 관련해서는, “모든 은행들이 지불 능력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긍정적 입장을 견지한 뒤 “국민의 세금으로 AIG를 구제한 것은 금융 시스템 안정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22년만에 FRB 의장이 언론 인터뷰에 나서자 월가는 물론 자금시장이 큰 관심을 보였다. 가장 보수적일 수 밖에 없는 중앙은행장이 민감한 시기에 언론에 나서 자신의 생각을 밝혔기 때문이다. 이날 버냉키 의장은 경제 현안에 대해 자신의 의견을 밝히는 것뿐만 아니라 노타이 차림에 편안한 목소리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친밀하게 다가가려는 노력을 보였다. 버냉키 의장은 방송 출연 이유에 대해, “지금은 비상 시기이며, 국민에게 직접 얘기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유용훈 경제전문기자

2009-03-16

오바마 대통령 '힘든 시기 이길 것' 경기 회복 자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3일 경제 회복에 대한 강한 믿음을 보였다. 특히 대통령의 이 같은 믿음은 최근 증시가 급등하고 일부 경제 지표들이 개선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경제회복자문위원회(ERAB)와 비공개 회동을 가진 뒤, “우리는 지금의 힘든 시기를 이겨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근로자들과 창조적인 비즈니스를 갖고 있다”면서 “경제가 되살때까지 정부는 계속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경제계 일각에서도 주가가 4일째 상승하고 무역적자 축소, 소매업 판매 호조 등 긍정적 지표들이 나타나자 경제가 바닥을 찍은 것 아니냐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다소 효과를 나타내며 주가가 반등하는 등 실질적인 개선이 있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반면 경제 상황이 너무 안좋은 관계로 자금시장이 작은 호재에도 크게 반응하는 것일 뿐 경제가 조기 회복되기는 힘들다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한 예로 실업문제는 계속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2월 실업률이 8.1%로 급등하며 2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용상황이 예상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며칠간의 증시 급등세와 일부 경제지표 호전만으로 경기회복을 판단하는 것 자체가 시기상조라는 견해이다. 유용훈 경제전문기자

2009-03-13

루빈 전 재무 '연말부터 경제 회복'···서머스 위원장은 '언제 끝날지 몰라'

로버트 루빈 전 재무장관은 빠르면 올해 말부터 경제가 회복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였다. 루빈 전 장관은 13일 스탠퍼드대학에서 행한 연설에서 경제가 느리게 회복이 될 것이며 올해 말이나 내년초에야 회복이 시작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경제가 1분기에 매우 취약할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어 주요 선진국들이 모두 경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경기부양을 위한 노력이 빈약한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경제성장을 위해 보다 적극적인 부양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로렌스 서머스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은 금융위기가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 대조를 보였다. 서머스 위원장은 이날 워싱턴 브루킹스연구소에서 행한 연설을 통해 "오바마 행정부가 과감한 경기부양책을 펴고있지만 긍정적인 효과가 언제쯤 나타나고 금융위기가 언제 끝날 것인지 누구도 알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지난해 가을에 비해 주요 신용 스프레드가 상당히 좁아지는 등 신용경색이 완화되고 소비지출이 안정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서머스 위원장은 이어 "지금의 문제들은 하루 또는 한달사이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기 때문에 신속하게 해결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도 "변함없는 역사적 교훈이 있다면 모두 끝이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2009-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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